무인도의 디바 무연고자 지분구조 등 디테일이 살아있는 드라마

처음에는 무인도의 디바라는 드라마를 박은빈님의 기대작, 박은빈님의 노래도 들을 수 있는 드라마 정도로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초반에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15년간 한국의 무인도에서 갇혀살았다는 설정은 좀 만화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은 디테일에 점점 바뀌게 되었습니다.

무인도의 디바

무인도의 디바 신분 도용

무인도의 디바에서 남주인 강보걸, 아니 정기호 가족의 신분 도용은 처음에 약간 이상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저런 것이 가능한가?
처음에는 7인의 탈출이랑 비교할 정도로 좀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보다 보니 꽤 치밀하게 디테일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물론 범죄이긴 하지만 공무원이 실종된 사람들의 정보로 가짜 신분을 만들었다라는 부분에서 전문가면 모르겠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는 확실히 설득이 되었습니다.

무인도의 디바 무연고자 계획

또한 무인도의 디바의 유일한 빌런이 되어버린 정봉완의 계획 역시 처음에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여러가지 가정을 더하면 정말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봉완의 복수는 결국 가족 전체가 아닌 자신의 지위였던 아버지와 남편을 가져가 버린 강두삼으로 집중되게 됩니다.
강두삼에게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은 그를 가족으로부터 떨어뜨려 놓는다는 것인데 그게 실질적인 죽음보다도 법적인 가족관계증명서를 더 중요시했네요.
그래서 정봉완은 강두삼과 자신의 아내, 그리고 자식을 완전히 법적으로 분리할 방법을 생각했고 그 방법이 바로 정봉완과 강두삼의 죽음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그게 뭐야라고 생각했는데 정봉완의 논리를 따라가니 정말 그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일단 드라마에서 강보걸 가족의 신분이 살짝 붕 뜬 기간이 발생했는데 강보걸 신분은 이미 신분 도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고 새로 받게 되는 예전 이름은 이후의 법적 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지요.
따라서 강두삼과 정봉완 아내는 법적으로는 남남인 상태이며 정봉완과 아내는 아직 결혼을 한 상태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강두삼과 정봉완이 죽어버리면 정봉완의 아내는 사별한 상태가 되고 강두삼과는 어떤 법적인 관계를 갖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강보걸과 강우학은 누구에게 입양을 가지 않는 한 여전히 정봉완의 자식이 된 상태가 되겠죠.
하지만 강두삼이 극적으로 살아나서 이 계획은 물거품이 되게 됩니다.
강두삼과 송하정은 정봉완이 사망했기 때문에 결혼을 할 수 있었고 이 결혼으로 인해 두 아들은 강두삼의 호적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죠.
그리고 정봉완은 오히려 무연고자가 되어버립니다.

만약 정봉완이 이러한 선택을 하지 않고 단지 이혼하지 않겠다고 버텼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정봉완에게는 완벽한 계획이었겠지만 결국 드라마상에서는 모든 갈등 구조가 해결되는 깨끗한 계획이 되어버렸네요.

무인도의 디바 지분구조

또한 무인도의 디바에서 윤란주와 이서준의 지분구조 경쟁 이슈도 나옵니다.
사실 이 부분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긴 한데 어쨌든 중요한 것은 드라마를 보면서 논리적으로 좀 이상하다라는 부분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옥에 티 찾기 하는 것처럼 세세하게 따지는 것은 드라마를 볼 때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기 때문에 깊게 살펴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좀 말이 안되면 바로 눈치를 채는데 그러한 부분 없이 매끄럽게 드라마의 스토리에 녹아 들은 것 같네요.

그리고 마지막 정기호가 실종된 서목하를 찾기 위해 한 노력 역시 디테일이 살아있었습니다.
한번에 정기호의 사랑이 앞뒤가 이어지게 만들어주었거든요.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닌 노력을 통한 필연임이 드러나면서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요새 드라마에서도 디테일이 중요한데 정말 사실적인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드라마에 녹아들어서 시청자들이 의심을 품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무인도의 디바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정말 전문가들은 여기서도 오류를 잡아낼 수도 있겠고 오히려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잘 몰라서 그런 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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